[사설] 김정일 訪中, 북 개방 결심하는 계기 되길
입력 2011-05-22 21:58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이다. 지난 20일 새벽 중국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의 투먼(圖們)을 통해 입국해 무단장(牧丹江), 하얼빈(哈爾濱), 창춘(長春)을 거쳐 남쪽으로 향했다. 그가 탄 특별열차가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만간 중국 국가 지도자들과도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중은 지난해 5월, 8월에 이어 1년 사이에 3번째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정치적 의미보다 북·중 간의 경제 협력강화에 무게가 실렸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중국과의 경협을 통해 국제사회에 개방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북한에 대해 중국이 더 많은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3대 세습의 폐쇄사회 북한이 사는 길은 과감한 개혁·개방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중국이 체제를 바꾸지 않고도 지난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는 여러해 전 개방의 상징적 도시인 상하이(上海)를 돌아보았다. 문제는 결단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으로 나간다면 국제사회가 그의 체제를 보장하고 경제발전을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수없이 표명했고 지금도 그 약속은 유효하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북한을 세계로 여는 결심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국제사회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동북아 지역 평화를 지키고 유지할 책임 있는 국가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 지도자들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김 위원장에게 진정어린 충고를 해 주길 기대한다. 북한이 무모한 핵개발을 포기하고 상식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기 위해 ‘통 큰 결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현재 북한에 이런 충고를 해줄 수 있는 국가는 중국 뿐이다. 더불어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저해하는 무모한 대남 무력 도발을 하지 않도록 중국이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