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늘더니 황혼결혼도 급증

입력 2011-05-20 18:38


노년기 이혼이 급증하면서 ‘황혼 결혼’도 크게 늘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0세 이상 남성의 결혼 건수는 1만8791건이었다. 역대 최대치다. 1990년(5014건)과 비교하면 3.7배, 2000년(8928건)과 견주면 2.1배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남성만 떼어내서 봐도 증가세가 확연하다. 60세 이상 남성의 결혼 건수는 90년 1570건, 2000년 2291건, 지난해 4812건이었다. 남성의 전체 혼인 건수에서 50세 이상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오름세다. 90년 1.3%에서 2000년 2.7%, 지난해 5.8%까지 높아졌다.

여성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50세 이상 여성의 혼인 건수는 90년 2081건, 2000년 4145건, 지난해 1만956건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혼인 건수 중 비중은 90년 0.5%, 2000년 1.2%, 지난해 3.4%로 꾸준히 늘었다.

황혼 결혼이 급증한 이면에는 황혼 이혼 증가가 있다. 50세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지난해 1만8791건이었다. 90년에 3384건이었지만 2000년에는 1만5517건을 기록했었다. 50세 이상 여성의 이혼 건수는 90년 2081건, 2000년 4145건, 지난해 1만956건이었다.

통계청은 황혼 이혼과 황혼 결혼이 늘어나는 근본 원인으로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꼽는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년기 이혼·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고전적 결혼관이 변화한 결과다. 황혼 이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황혼 결혼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