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업계 고용시장 최악 상황… 부도는 64% 늘고 채용은 10개월째 감소

입력 2011-05-20 18:25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고용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특히 다음달 부실 건설사들에 대한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예정된 가운데 고용시장의 침체 ‘도미노’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체의 채용공고는 총 67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79건)보다 6.7% 줄었다.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체 취업자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만7000명) 감소한 173만5000명을 기록했다.

얼어붙은 주택경기로 건설업체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건설사들은 급증하고 있다. 종합건설 및 전문건설업체를 포함한 건설사들의 지난달 부도건수는 28건이었다. 최근 3개월(1∼3월) 평균치(18건)의 64%나 늘어난 수치다.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 이홍일 연구위원은 “미분양 적체가 해소되지 않는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공공수주 물량마저 급감했다”면서 “지방의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국내 건설업계는 지금 유동성 위기로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소 건설업계의 위기 상황은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9일 중소건설업체 4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4.8%는 “경영여건 악화로 공사를 중단하거나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중소업체 4곳 중 3곳(74.8%)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은 대형-중견-중소업체로 이뤄진 업계 구도를 ‘부익부 빈익빈’ 식의 대형-중소영세업체로 양분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건설고용시장에도 인력수급에 있어서 양·질적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업체에서 상대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인력수급의 불균형이 고착화될 경우, 건설인력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