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복서 최현미, 전적 논란

입력 2011-05-20 18:10

‘탈북 복서’로 유명한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페더급 챔피언 최현미(20)의 전적에 실제로 치르지 않은 경기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따르면 최현미는 2008년 6월26일 중국 윈난에서 열린 장쥐안쥐안(중국)과의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주니어페더급 타이틀 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러 TKO로 이긴 것으로 그간의 전적표에 나와 있었지만 이 경기는 아예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최현미의 아버지 최영춘씨는 “당시 경기장 인근에 탈북자를 단속하는 북한 보위부원들이 깔렸다는 얘기를 듣고 경기를 포기했다”면서 “나중에 우리가 이긴 것으로 전적이 작성된 것을 알고 수정하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현미는 이후 2008년 10월 WBA 챔피언 결정전에서 중국의 쉬춘옌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획득해 사실상 프로 전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싱계 일각에서는 데뷔 경기 전적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 만큼 최현미가 챔피언 자격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C 관계자는 “최현미 측이 WBA 챔피언에 도전할 때 2008년 6월의 중국 경기 결과가 포함된 전적을 제출했다”며 “이 전적에 이상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여러 방법을 동원해 확인을 시도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현미는 이후 승승장구해 지난달 29일에는 캐나다 출신인 샌디 차고리스를 3회 KO로 제압하고 4차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