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트리에 감독, 칸영화제서 쫓겨났다… “히틀러 이해하고 조금은 공감” 발언 파문
입력 2011-05-20 21:31
히틀러 지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쫓겨났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전날 기자회견에서 유대인 비하 및 나치 지지 발언을 한 폰 트리에 감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지정하고 영화제 공식 행사 입장을 전면 금지했다. 집행위원회의 이런 조치는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경쟁 부문에 올라 있는 그의 영화 ‘멜랑콜리아’가 수상을 하더라도 그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다.
덴마크 출신인 폰 트리에 감독은 전날 독일계 혈통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는 정말 유대인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다가 내가 진짜 나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히틀러를 이해하고 조금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이 다음날 세계 주요 일간지에 실리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폰 트리에 감독은 대변인을 통해 “나는 반(反)유대주의자도, 나치도 아니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하지만 수습하기 힘든 상태다. 이와 관련, 영화계 일각에서는 “부주의한 농담에 대해 사무국이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폰 트리에 감독은 1996년 ‘브레이킹 더 웨이브’와 2000년 ‘어둠 속의 댄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거장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