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 LG 출신 사장 통해 삼성 견제?… 한국계 프랑스인 도미니크 오 영입
입력 2011-05-20 00:34
애플코리아가 LG전자 임원 출신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삼성 견제에 나섰다. 삼성의 갤럭시SⅡ가 시장에서 강한 돌풍을 일으키자 국내 업계에 밝은 LG 임원 출신을 내세워 맞불을 놓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계 프랑스인 도미니크 오 사장이 이번 주부터 애플코리아의 사장 격인 ‘GM(General Manager)’의 직책을 맡아 업무를 수행 중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유럽사업부 상무 출신인 오 사장은 지난 17일 앤드류 서지웍 사장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그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유럽지역 휴대전화 마케팅과 국내 LG전자에서 무선 상품 기획 업무를 담당해 오다 지난 2월 LG전자를 퇴사했다.
IT 전문매체 일렉트로니스타를 비롯한 외신들은 “오 사장 영입으로 애플이 한국에서의 입지를 더 단단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시장에서의 친밀도는 물론 KT·SKT와의 관계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오 사장의 이동이 LG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오 사장이 LG의 안드로이드폰 사업과 업계에서의 협상을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도 오 사장을 한국의 기업과 시장에 밝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5살 때 한국인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민, ‘피에르 에 마리 퀴리’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년간 LG전자의 임원으로 근무했다. 애플이 오 사장을 앞세워 아이폰·아이패드·매킨토시 등 애플 제품의 국내 시장 확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 전문가를 수혈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으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에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란 극단적인 해석까지 나온다. 국내에서 캘럭시S 시리즈의 양적 팽창을 크게 견제하지 않았던 애플이 앞으로는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LG전자는 “오씨는 우리와 계약기간이 끝난 뒤 새로운 직장을 찾아 애플로 입사한 것”이라며 “우리가 애플에게 사람을 빼앗긴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오 사장 선임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변할 것이 없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