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통큰 기부’ 미국을 감동시키다… 우승 상금 중 20만 달러 토네이도 복구 지원금 쾌척
입력 2011-05-19 21:19
‘선행도 실력도 챔피언.’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41·SK텔레콤)가 이번에는 ‘기부 탱크’로 변신했다.
최 선수가 지난주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받은 우승 상금(총상금 171만 달러) 중 20만 달러(약 2억1720만원)를 최근 미국 남동부 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 복구 지원금으로 쾌척했다고 19일(한국시간)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최 선수는 PGA 투어 사무국이 배포한 성명에서 “내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맛보고 있을 때 인생 최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나는 토네이도 희생자들이 그들의 불행이 무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최 선수가 이번 지원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재단’을 만들어 PGA 투어를 통해 얻은 상금 일정액을 떼어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재난이나 빈국의 아동들을 돕는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 오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1997년 불우 어린이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면서부터 나눔을 시작한 최 선수는 이후 각종 대회에 참가하면서 받은 상금의 일부 혹은 전액을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해 왔다. 2007년 11월 ‘최경주재단’을 직접 설립해 사랑과 나눔을 본격적으로 실천한 그는 지난해 아이티 지진 때도 2억원을 긴급구호금 및 의료센터 개설을 위해 지원했고, 최근에는 동일본 대지진 구호금 10만 달러도 내놓았다.
통큰 선행에 이어 그의 ‘탱크샷’은 국내에서도 폭발했다.
최 선수는 19일 제주도 핀크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원아시아투어 겸 한국프로골프투어인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에 그치고 버디 6개를 몰아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시차로 눈이 침침했다”고 말할 정도로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 선수는 첫날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려 ‘역시 최경주’라는 찬사를 들었다.
경기 후 최 선수는 스페셜올림픽(지적발달 장애인대회) 골프 국가대표 선수 7명을 만나 훈련 지원금과 골프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