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대공포로 수도 방어?… 오리콘포 불량 부품 납품한 업체대표 입건

입력 2011-05-19 21:24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국내에서 만든 불량 대공포 부품을 수입 제품인 것처럼 속여 국방부에 납품해 38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군납업체 대표 안모(52)씨를 추가 입건했다.

안씨는 1998∼2004년 오리콘 대공포 부품인 포 몸통 79개를 국내 무자격 업체 Y사에 제작하게 한 뒤 이를 국방부에 6차례 위장 납품하고 48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안씨는 앞서 해군의 음파탐지기 부품 단가를 부풀려 100억여원을 챙긴 혐의(관세법 위반)로 부산지검에 구속 수감됐다.

안씨는 불량 포 몸통을 일반 물자로 속여 홍콩과 미국으로 반출했다가 오리콘 대공포 제작 회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가 만든 규격 제품인 것처럼 꾸며 역수입했다. 안씨는 이 방법으로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의 경쟁 입찰에서 다른 업체보다 2∼4배 낮은 금액의 응찰가를 제시해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Y사는 무기 제작 경험이 없고, 열처리 시설이 없는 업체로 안씨로부터 폐기 포 몸통, 설계도면, 원자재를 받아 포 몸통을 제작했다.한국기계연구원에서 안씨가 납품한 포 몸통으로 충격반응 실험을 한 결과 곳곳에 균열이 생기면서 파손되는 등 불량 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충남의 한 사격장에서 정기 사격훈련 중 사용된 가짜 포 몸통이 800여발을 사격한 뒤 두 동강나는 등 그간 납품된 포 몸통 79개 중 6개가 훈련사격 때 조기 균열·파손됐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