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김문수 “당 현실에 안맞아 개정 바람직”

입력 2011-05-19 21:30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권·당권 분리규정을 한목소리로 공개 비판하는 등 내년 대권을 향한 연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19일 초청특강을 위해 경기도청을 방문, 김 지사와 티타임을 갖고 “대권·당권을 분리하면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최고위원 9명 중에 선출직 7명은 대선(후보) 경선에 못 나간다. 상식에 맞지 않고 당의 현실에도 안 맞는다”고 말했다.

제왕적 대표의 등장을 막으려고 2005년 만든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 즉 차기 주자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당원과 국민들의 현재 생각과도 맞지 않아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김 지사도 “7명의 발을 묶으면 리더십이 어디서 나오겠고 누가 주류 리더십이 되겠느냐”며 “정 전 대표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동조했다.

특히 정 전 대표는 “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김 지사와 경쟁적인 협동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권 내 잠룡으로 꼽히는 두 인사가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 견제를 위해 ‘전략적 연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을 사실상 확인해준 셈이다.

앞서 경기도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도 정 전 대표는 “김 지사와 나는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선진국을 만들고 남북통일을 이룩하자는 염원과 생각이 같다”며 “경쟁은 협동하는 방법의 하나이고 김 지사와는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60세로 동갑내기이자 서울대 70학번 동기인 정 전 대표(경제학과)와 김 지사(경영학과)는 대학 졸업 후 각각 경영과 노동 쪽으로 다른 길을 걸었으나, 대권이라는 같은 목표에다 대북·경제 문제 등에 있어 유사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