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파문] “툭하면 사고… 미군 못믿겠다” 불안한 인근 주민들

입력 2011-05-19 18:31

19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부대 캠프 캐럴 인근 마을.

캠프 캐럴 측이 고엽제를 땅속에 묻었다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캠프 캐럴 측이 환경오염 문제를 자주 일으켜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군을 아예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주민 조모(58·여)씨는 “기름 유출 등으로 미군부대와 마찰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시하지 못하겠다”며 “동네에 아이들도 많은데 만약 나쁜 것을 묻었다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여모(56)씨는 “10년 전에 미군부대 안에 공사하러 들어간 적이 있지만 고엽제 관련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고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름유출 사고가 없었으나 캠프 캐럴은 2004년까지만 해도 비가 오는 날이면 부대에서 외부로 나가는 작은 하천을 통해 기름을 유출했다. 이 때문에 칠곡군은 기름이 유출될 때마다 방제작업을 벌였고, 미군 측에 수시로 기름 유출 방지를 요청했으나 허사였다.

캠프 캐럴은 2000년 한국 내 미 군무원이 소속된 미연방공무원 노조(NFFE)로부터 석면 오염이 심각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캠프 캐럴은 보완조치를 내놓지 않았고 석면 오염 파문은 흐지부지됐다. 이 때문에 주한 미군이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묻었다는 증언이 나오자 주민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군 측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하지만 미군과 관계된 일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캐럴은

1960년 5월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에 3.2㎢ 규모의 병참기지로 조성됐다. 명칭은 1950년 6·25전쟁 때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한 미군 제5보병연대 72전투공병중대 소속 찰스 캐럴 중사의 이름에서 따 왔다. 주한미군 군수지원단을 주축으로 57헌병 중대, 2정비 중대, 파견 의무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구 캠프 헨리(Camp Henry)에 본부를 둔 미국 주둔군의 지휘를 받는다.

부대 인원은 2008년 말 기준 약 3850명이다. 미군이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칠곡=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