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중이온 가속기 표절 논란

입력 2011-05-19 18:26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에 구축될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KoRIA)’의 개념 설계가 미국 실험장비의 설계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KoRIA의 개념 설계 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KoRIA는 독자적으로 개념 설계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홍 교수는 19일 KoRIA가 미국 실험장비의 개념 설계를 거의 베꼈다는 일부 주장을 부인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KoRIA의 개념 설계가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최신 중이온 가속기 ‘에프립(FRIB)’이 공개해 놓은 큰 틀을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선도 연구자들이 제시해놓은 방법을 적용해 추가로 연구·설계하는 것은 결코 표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이나 연구에 있어서 기존의 결과와 자료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제시된 연구방법 등 큰 틀 안에서 자신이 실험하고 별도의 결과를 얻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미국의 설계도 등은 이미 각종 학회나 웹사이트에 공개된 자료이고 공동 연구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저작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또 개념 설계는 전체적인 구조, 크기, 동작 메커니즘, 겉모양 등을 이미지화하는 단계로 선진시설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통상적인 과정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교과부는 “KoRIA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형 및 원형 가속기를 연결한 것으로 이 부분의 독창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교과부는 하지만 ‘에프립’을 벤치마킹 단계에서 본래 기술이나 데이터에 대한 출처 표시를 하지 않는 건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사실 관계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