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경조사비 과다 지출·권도엽 5개월간 거액 급여… 달아오르는 청문회 정국 불거지는 의혹들

입력 2011-05-20 00:25


4·27 재보선 승리로 기세가 올랐던 민주당이 다음주 시작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시 한번 ‘대어’를 낚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청문회는 무난하게 지나가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분위기도 급변하는 모양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19일 고위정책회의에서 “(5·6 개각은) 대국민 선전포고식 인사”라며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의원들이 추가로 문제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추진비 지출 중 60%가 경조사비=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내건 ‘가랑비 청문회 전략’은 민주당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의원들은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도착한 지난 12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로운 의혹을 찾아내 발표하고 있다.

쌀 직불금 부당 수령, 농지 매도 시 양도소득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마사회 상임감사 시절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사회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 후보자는 2002년 11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상임감사로 재직하면서 업무추진비 6320만원을 사용했다. 이 중 축의금, 조위금 등 경조사비로만 1560만원(24.7%)이 나갔다. 경조사비 지출 횟수는 3년간 총 312회였다. 업무추진비 총 사용 횟수 532회의 58.6%에 달한다.

당시 마사회 업무추진비 집행지침은 거래처에 경조금을 지급할 경우 청첩장이나 부고장 등 증빙자료를 첨부토록 규정하고 있다. 내부 임직원 간 경조사에는 사용할 수 없다. 서 후보자 측은 “업무와 연관된 경조사비로만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소망교회 거액 헌금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태다. 환경부가 밝힌 유 후보자 부부의 기부금 내역을 보면, 유 후보자 부부는 2008년 5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소망교회에 다니며 9616만원의 헌금을 냈다. 유 후보자 2790만원, 남편 6826만원이다. 유 후보자 부부의 총 기부금 1억5573만원의 62%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유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무렵부터 소망교회를 다니며 거액의 기부금을 낸 것이 장관 발탁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재완 후보자를 잡아라”=민주당이 가장 ‘욕심’을 내는 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를 낙마시켜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하겠다는 얘기다. 박 후보자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거칠 때 제기됐던 위장 전입 문제와 병역기피 의혹에 더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상태다. 박 후보자 측은 “증여세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종걸 의원은 “박 후보자가 손위 동서 부부로부터 2억7800만원을 빌렸는데 차용증도 없고 이자를 지불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며 “채무를 가장한 증여일 수도 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당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의 전관예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김영무 김앤장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이날 국토위에 올렸으나 한나라당이 반대해 부결됐다. 또 민주당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정몽구 현대차회장, 이유일 쌍용차대표이사, 조남호 한진그룹회장, 권오현 삼성반도체부문사장 등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은 난색을 표시했다.

노용택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