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몰락, EU 해체, 미국의 부활… 충격적인 경제예측

입력 2011-05-19 17:50


10년 후 미래/대니얼 앨트먼/청림출판

193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에르빈 슈뢰딩거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적용한 실험으로 눈길을 끌었다. 슈뢰딩거는 원자 붕괴 여부에 따라 독극물에 노출될 수 있는 상자 안에 고양이를 가두고 생사를 예측했다. 상자를 열기 전까지 고양이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불확실한 상태로 존재한다.

세계 경제를 예측하는 일은 이와 비슷하다. 세계 경제에 수많은 가능성과 변수가 발생하면서 10년 뒤 미래를 내다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단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시작하면 그만큼 가능성의 폭도 좁아진다. 따라서 세계 경제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예측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10년 후 미래’는 12가지 경제 트렌드를 주축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논한다. 뉴욕타임스 최연소 논설위원을 지내고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 교수이자 영국 정부의 경제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대니얼 앨트먼이 지난 2월 펴낸 책이다.

저자는 도발적이지만 논리적인 방법으로 미래 경제를 통찰한다. 그는 세계 경제의 운명이 단기적 시장의 변화가 아니라 심층적 요인인 ‘딥 팩터’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딥 팩터란 지정학적 위치나 정치제도, 법률, 인구, 교육 수준 등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가리킨다.

“개인 재산은 하루아침에 축적될 수도 있고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의 부는 발전하고 변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내재적 경제 요인들에 의해 생성되고 소멸된다. 경제 발전의 방향은 뿌리 깊은 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11쪽)

앨트먼 교수는 날카로운 분석과 합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12가지 변화를 예견한다. 그가 내다본 미래는 중국의 몰락과 유럽연합의 붕괴, 미국의 부활, 경제식민주의와 거대 금융 암시장의 확산 등으로 다소 충격적이다. 그는 나아가 미래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한국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앨트먼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의 미래는 곧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예고편”이라면서도 “한국이 21세기 경제 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연공서열 폐지 등을 반대하는 유교 문화와 같은 딥 팩터를 새롭게 조율하는 식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KBS 뉴스라인’ 데스크를 맡고 있는 고영태 기자가 우리말로 옮겼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