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의 일생 뒤 숨겨진 위기…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

입력 2011-05-19 17:50


플라스틱 생수병은 물병이 되는 대신 카펫 뒷면이 된다. 재활용이 아니라 저활용이다. 소비의 죄책감만 덜어주는 이런 저활용은 2차 재활용품(카펫)의 생산비용만 줄일 뿐 원제품(생수병)에 소모되는 원료를 절약하지는 못한다.

면티셔츠, 책, 컴퓨터 같은 물건이 트럭, 화물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소비, 폐기되기까지 물건의 일생과 그 뒤에 숨겨진 지구 문명의 위기를 성실한 자료와 담담한 진술로 그려냈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는 재미가 크다. 140ℓ짜리 욕조를 기울이니 커피 한잔이 나오고, 천칭 좌우에 놓인 물 970ℓ와 티셔츠 한 장은 정확히 평형을 이룬다. 미국 환경운동가.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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