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변기에서 뒹군 사연… ‘러시아 통신’

입력 2011-05-19 17:50


여행기 유머로는 빌 브라이슨이 최고지만, 문화사를 엽기적 에피소드로 둔갑시키는 능력에서는 이 작가를 따라올 이가 없을 듯하다. 구소련의 대표적 작곡가 쇼스타코비치가 “당당하고도 한없이 압도적인 데다가 결정적으로 더러웠다”는 러시아 변기에서 뒹군 사연이나 유리창 청소용이라며 보드카 병을 들고 음주운전 하던 택시 운전사, 절주령을 피한 구두약 알코올 제조법까지 진지하고 황당한 러시아 이야기. 분뇨와 술 얘기가 하도 흥미진진해서, 다른 나라가 궁금하다고 말할 때 진심이 무엇인지 반성하게 된다. 저자는 지금은 세상을 뜬 일본의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박연정 옮김.

요네하라 마리(마음산책·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