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델, 알카에다 임시 지도자로… 埃 특수부대 출신, 서열 3위

입력 2011-05-18 21:44

이집트 특수부대 출신인 사이프 알아델이 알카에다의 임시 지도자로 임명됐다고 파키스탄 일간 더뉴스와 미국 CNN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영국 싱크탱크 퀼리엄재단의 분석가 노먼 베노트먼은 “알아델이 오사마 빈 라덴의 후임이 됐다”면서 “하지만 알카에다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아니며 작전과 군사 업무에 한정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베노트먼은 한때 리비아 이슬람투쟁그룹(LIFG)을 이끌던 테러전문가로 알카에다와는 20년 넘게 교류해온 인물이다. 그는 내부 소식통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노트먼은 “파키스탄 국경 부근에 머물고 있는 6∼8명의 알카에다 지도부 인사가 이번 결정을 내렸으며, 알카에다 대표의사결정기구인 슈라는 소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카에다 사령관으로 서열 3위로 알려진 알아델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옛 소련과 맞서 싸우다가 탈레반에 합류한 인물이다. 98년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미 대사관 폭탄 테러를 도왔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알카에다 지부를 개설하기도 했다. 2001년 이란으로 피신한 후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아델 지명 과정에서 알카에다 지도부가 권력 투쟁 양상을 외부에 노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분석했다.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지만 사실상 ‘좌천’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알카에다 내부에서는 알자와히리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세력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CNN은 알아델의 지도자 지명이 알자와히리를 전면에 내세우기에 앞서 “아라비아 반도 출신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 빈 라덴 추종 세력의 의중을 떠보려는 방편이라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모두 이집트 출신이다.

알카에다는 정보담당 및 아프리카 지부, 아프간·와지리스탄 지부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고 더뉴스는 보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