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무대 수놓는 오페라 ‘묘약’… 국립오페라단 ‘사랑의 묘약’

입력 2011-05-18 18:39


마시면 짝사랑의 상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랑의 묘약’이란 게 실재할 수 있을까.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인간의 심리와 순수의 본질을 꿰뚫은 아름다운 아리아로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작이다. 이번에는 국립오페라단이 19∼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1853년 도니제티가 이탈리아의 밀라노 카노비아나 극장으로부터 오페라 작곡을 의뢰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작곡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도니제티는 2주라는 짧은 기간에 오페라 전체 악곡을 만드는 천재성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귀에 감기는 선율로 놀라운 성공을 이끌었다. 그중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주인공이 부르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은 비단 오페라 무대가 아니더라도 사랑받는 명곡이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순박한 청년 네모리노가 아름다운 처녀 아디나에 대한 짝사랑을 이루기 위해 싸구려 와인을 사랑의 묘약으로 믿고 마신다는 것. 사랑의 묘약은 거짓에 불과했지만 네모리노가 얻은 자신감이 아디나의 높은 콧대를 꺾어 놓는다. 그러나 아디나의 결혼식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이제껏 전 세계에서 숱하게 공연된 이 오페라의 ‘국립오페라단 버전’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무대다. 전형적인 ‘사랑의 묘약’ 공연이 유럽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표현되는 데 반해, 이번 공연에서는 ‘우주’라는 테마로 꾸며져 전반적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달과 별, 지구 등의 배경을 통해 ‘사랑과 우주의 섭리’를 표현했다는 것이 국립오페라단 측 설명이다. 국립오페라단의 2009년 무대에 비해서도 한층 밝고 화려해졌다. 국립오페라단 측은 공연의 성공을 통해 ‘사랑의 묘약’을 완전한 레퍼토리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주인공 네모리노 역에는 테너 조정기·나승서가 캐스팅됐으며, 아디나 역은 소프라노 박미자와 이현이 맡았다. 젊은 성악가의 맑고 깨끗한 음색을 선호한다면 조정기를, 연륜 있는 성악가의 노련한 무대가 낫다면 나승서의 무대를 선택할 수 있다. 이소영 단장 연출로 티켓 가격은 객석에 따라 1만∼15만원.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