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기름값 상승 충격 ‘中·日의 3배’
입력 2011-05-18 18:31
유가 상승이 우리 경제에 주는 충격도가 199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가 10%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은 0.6%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 및 변화추이’ 보고서에서 유가가 10% 오를 때 GDP 대비 구매력 감소분이 90년대 0.3% 포인트 내외였으나, 2010년에는 0.6% 포인트 수준까지 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일본, 중국 등도 유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분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2010년 기준 0.2% 포인트 내외에 불과했다. 우리 경제가 이들 나라보다 유가 상승에 의한 충격을 3배 가까이 더 받는 셈이다.
유가 상승이 무역 손실에 미치는 영향도 증가해 실질무역 손실의 대부분이 유가 상승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1990년대 중반까지는 우리나라 전체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실 중 유가 상승 기여분이 30% 수준이었지만, 90년대 말 이후에는 유가 상승이 실질무역 손실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또 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른 부분이 비석유제품 가격에까지 전가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 2008년 기준으로 유가가 10% 상승할 때 기업 생산비 부담이 0.25% 늘고, 가계 구매력은 0.23%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 부담은 생기지 않았다. 반면 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이 비석유제품에까지 전가되면, 유가 10% 상승 시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0.61% 오르고, 가계 구매력도 0.84%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출도 0.62%(1조30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KDI 김동석 선임연구위원은 “석유제품과 비석유제품의 가격이 완전히 별개일 수도 완전히 일치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제 각 경제주체별 부담은 두 경우의 중간 정도일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국민 경제에 대한 유가 상승의 부정적 효과는 증가 추세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