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업무 줄이기’ 시민여론수렴 토론방, 교육당국 비판 쏟아져 폐쇄
입력 2011-05-18 21:52
서울시교육청이 교원 행정업무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시민의 생각을 묻는 인터넷 토론방을 개설했다가 ‘자격 없는 교사나 솎아내라’는 비판이 들끓자 5일 만에 결국 폐쇄했다.
시교육청은 최근 발표한 ‘교원 업무경감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3일 오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선생님의 주된 업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라는 토론방을 개설했다. 하지만 토론방은 시교육청의 의도와 달리 행정업무 감소 방안에 대해 비난하거나 교사와 교육당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한 네티즌은 “학생과 관련된 업무인데 어떻게 수업이 아니라고 해서 잡무가 될 수 있느냐”며 “다른 직장인과 달리 ‘칼퇴근’하면서 수업 이외의 일을 잡무라고 생각하는 교사의 특권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퇴근시간 무렵 전화해 공문 보고하라고 하는 것은 교육청”이라며 “정말 교사의 주 업무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면 교육청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냐”고 시교육청을 비난했다.
전국교원단체총연합 김동석 대변인은 18일 “교원이 아닌 사람이 교원의 업무나 학교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대안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며 ”시교육청 홈페이지가 아닌 인터넷 토론방을 통해 소통하겠다며 교사와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갈등을 조장한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철밥통’으로 여겨지는 교원을 질시하는 시선이 많았다”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방을 열었으나 본래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