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해커 습격… 리딩투자증권도 뚫렸다

입력 2011-05-19 01:14


최근 급성장한 리딩투자증권 서버에 해커가 침입해 고객정보 2만6600여건이 유출됐다. 현금인출기 운영업체인 한국전자금융과 한 채권추심업체 홈페이지도 뚫려 고객정보가 새 나갔다. 금융권 해킹 사건이 계속되자 고객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리딩투자증권의 고객정보 수만건이 유출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리딩투자증권은 소형 증권사이지만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당기순이익 규모로는 61개 증권사 중 중위권에 올랐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해커로부터 “고객정보 2만6600여건을 해킹했으니 이를 알리지 않는 대가로 1500만원을 달라”는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서버를 자체 분석한 결과 해킹의 흔적이 있었다”며 “곧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해커가 빼낸 자료에는 고객 이름, 주민번호, 주소,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5000여건은 증권 계좌번호도 함께 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딩투자증권은 그러나 “고객 아이디 및 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에 필요한 정보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도 지난 6일 한국전자금융 홈페이지가 해킹돼 입사 지원자 8000여명의 이름, 주민번호, 휴대전화번호가 유출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다. 해킹 용의자는 “정보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을 테니 500만원을 달라”는 협박성 이메일을 회사 측에 보냈다.

해커는 같은 날 한 채권추심업체 메인 홈페이지와 인터넷 방송국 1곳에 침입해 접속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업체 측에 1000만원씩 요구했다. 채권추심업체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정도를 조사 중”이라며 “그러나 채권 추심자 정보는 따로 보관하고 있고 일반 고객 ID는 해킹 당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전자금융 홈페이지에 침입한 해커는 간단한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보를 빼낸 것으로 보인다”며 “용의자는 태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리딩투자증권 해킹과 한국전자금융 해킹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현대캐피탈 해킹사고로 인한 피해고객 수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4배가량 많은 175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현재 현대캐피탈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는 유효고객은 67만명에 달했다. 나머지는 현대캐피탈과 거래를 끊은 고객 81만명, 단순 홈페이지 회원 27만명으로 조사됐다.

전웅빈 이용상 김아진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