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對北제재 연례보고서 채택 中 반대로 또 무산
입력 2011-05-18 18:2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7일(현지시간) 지난해에 이어 또 중국의 반대로 대북 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연례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은 채택 반대뿐만 아니라 보고서 공개도 거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제출된 연례보고서는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이 ‘군사적 용도를 위한 것’이며 ‘안보리결의(1718·1974호)를 위배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변 핵시설이 매우 열악한 상태이며, 국제 안전기준에도 맞지 않아 일본 원전사고를 감안할 때 북한 핵시설 안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대북제재위 의장인 호세 필리페 모라에스 카브랄 포르투갈 유엔대사는 “보고서 내용은 매우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리바오둥 중국 유엔대사는 “현재 보고서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일정기간 반대가 없을 경우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침묵 절차’(silence procedure)를 깨고 보고서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전문가가 서명하지 않은 보고서라는 이유를 붙였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2006년과 2009년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전문가 패널이 매년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 조치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이다. 지난해에도 중국의 반대로 채택에 6개월가량 진통을 겪었다.
한편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장거리 미사일 기지가 기존의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보다 ‘더욱 크고 정교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 동창리 기지는 완공됐거나 곧 완공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