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더 깊은 민주화 향해 나아가야”

입력 2011-05-18 21:57

여야 지도부가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 운동 31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영령들이 성취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사회통합을 굳건히 하는 ‘더 깊은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하고 이익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큰 장점이자 힘”이라면서 “그러나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견해와 이익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극한 대립과 투쟁으로 나아가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에만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김성식 정책위부의장, 안형환 대변인, 황영철 대표권한대행 비서실장, 이두아 원내대변인 등이 대거 참석했다.

여당 지도부가 호남 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월 말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최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가 무산된 이 지역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5·18 정신을 내세우며 통합을 강조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전남도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광주정신을 받들어 혁신과 통합으로 정권교체할 것을 다짐한다. 정권교체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광주영령께 바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야권통합 단일정당을 만들어 2013년 새로운 체제를 시작하라는 게 5·18 영령들의 명령”이라며 “시민사회의 ‘백만민란’ 운동이 요구하는 야권 단일정당론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백만민란’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등 광주지역 10개의 시민단체가 5·18 기념식 직후 야당 대표를 초청해 ‘민주진보세력 정치세력 통합촉구대회’를 개최했으나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5·18 민주묘지를 돌아보는 행사를 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전에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기념식 불참을 두고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본인의 성향에 맞는 행사에만 참석하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 책무인 국가통합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참석했다가 돌 맞을까 두려워하거나, 아니면 5·18은 폭도의 준동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나”라는 글을 올렸다.

김원철 남도영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