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베를린 제안 진의 北에 전달”… 대북 접촉사실 이례적 공개

입력 2011-05-18 18:14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과 관련해 우리 정부 입장이 북한에 전달됐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우리 정부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며 “향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 남북 간에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구체적인 상황은 밝힐 수 없으나 북측에 초청 배경에 대한 진의를 전달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의 비핵화 합의와 천안함·연평도 사과를 전제로 김 위원장을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남북 간 접촉은 실무자급에서 이뤄졌으며, 북한의 특별한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반응을 보일 만한 고위급 접촉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비선라인이 북측과 접촉해 김 위원장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공식 접촉은 아니었다”며 “비공식적으로 북측과 대화 통로가 있는 쪽에서 그런 얘기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북측과 접촉한 사실을 밝힌 것은 김 위원장 초청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북한 비핵화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은 이 대통령 제안 이틀 뒤인 지난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도발적 망발’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베를린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