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민주적 교회, 정치 무관심 불러 평소에 정의·평화의 원칙 세워줘야”

입력 2011-05-18 17:37

크리스천, 특히 여성과 청년 기독교인이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등 현실 정치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18일 오후 서울 당산동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복음의 생명평화 사상을 한국 정치 상황에서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생명평화마당 5월 월례 포럼’에서다.

이 자리에는 여성과 청년 크리스천, 복음주의 교회와 진보진영 등 각각의 입장을 대표하는 토론자들이 참석했다. 먼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최소영 목사는 “여성적 관점에서 투표한다는 것은 두 가지의 기준을 고려한다는 것”이라며 ‘대표성’과 ‘여성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즉 투표 대상인 후보가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인가, 여성과 밀접한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물인가를 살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총무는 “유의할 점은 그 후보가 여성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그보다는 한국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의견을 대표하고 반영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여성을 우대하느냐가 아닌, 여성이 보다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의 정치, 약자에 대한 돌봄의 정치를 추구하느냐를 고려하자”면서 “여성 성도가 절반 이상인 교회가 평소부터 하나님 나라의 정의, 평화, 긍휼의 가치를 정치 행위의 원칙으로 세워 주려는 노력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설윤석 총무는 “청년들 중에서도 크리스천 청년들이 유독 현실 정치에 부정적이거나 관심이 없다”고 전하면서 그 이유를 “교회 안에서부터 민주적 정치에서 배제돼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회와 당회가 청년의 입장을 반영하거나 자치활동을 할 권한을 주지 않고 ‘아직 뭘 잘 모르는 아이들’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정치 무관심을 낳는다는 논리다. 설 총무는 “거꾸로 말하면 교회가 청년들에게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하게 해 준다면 앞으로 현실 정치에서 크리스천의 선한 영향력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복지국가와진보대통합시민회의 손석춘 상임공동대표와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나와 현재 정치 지형을 해석하는 시간도 가졌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