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교 밀알두레학교, 희생 봉사 헌신의 작은 밀알 키운다
입력 2011-05-18 17:39
지난 3월에 개교한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밀알두레학교는 초·중·고등이 통합된 12년제의 기독교대안학교다. 전교생이 110여명인 작은 학교다. 10학년(고1)이 현재 최고학년이다. 학생들은 희생과 봉사, 헌신을 중요시 여기는 ‘두레정신’을 학풍으로 삼는다. 세상적인 성공보다 성경대로 살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좇는 것이 이들의 사명이다.
◇두레초등계절학교가 모태=밀알두레학교의 실제적인 역사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기원 교장의 주도로 전국의 기독교사들이 뜻을 모았다. 일본과 호주 스페인 캐나다 덴마크 등의 서방 교육선진국을 방문해 좋은 학교 사례를 수집했다. 새로운 학교 모델을 찾는 데 학부모들도 동참했다.
이를 토대로 2003년에는 두레교회 안에 두레초등계절학교가 운영됐다. 2005년엔 ‘두레학교’가 설립됐다. 밀알두레학교는 두레학교와는 또 다른 성격의 대안학교다. 초등 5년, 중등 4년. 고등 3년으로 직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진로교육 시스템이다.
커리큘럼만 봐도 독특하다. 첫째로 교회와 학교와 가정이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교육이다. 일반 아이들처럼 학교와 학원에 의지하지 않는다. 기독교 세계관을 토대로 공동체 교육과 체험교육, 민족과 평화 교육, 맞춤과 창의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기도회와 말씀 산책으로 하루를 연다. 배움 시간에는 교실마다 주어진 시간표에 따라 교육이 진행된다.
교과서 이름도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렸다. 국어 교재는 ‘우리말 우리글’, 수학은 ‘수셈공(수와 셈과 공간)’, 영어는 성경 내용을 텍스트로 하는 ‘SOT’(미국의 교재)로 공부한다. 과학 교재도 성경적인 가치관이 녹아있는 내용들로 제작됐다.
점심시간엔 희망하는 직업에 따라 실제와 같이 체험할 수 있는 경제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오후 시작과 함께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성경 읽기와 ‘다니엘 기도’가 이어지며 3시간의 배움 시간이 끝나면 담임교사와 하루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니엘 기도를 끝으로 하루 일과가 끝난다. 다니엘 기도는 매주 두 가지 주제를 정해 다니엘처럼 나라와 학교, 이웃, 가정, 자신을 위해 하루 세 번 기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올 가을엔 새 보금자리 입주=밀알두레학교만의 독특한 프로그램 중에는 널리 알려진 것도 많다. ‘우리 땅 즈려 밟고’는 전체 학년이 참여하는 국토 탐험 프로젝트다. 전교생이 14개 밀알, 7개 두레로 나뉘어 나라사랑의 정신과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체험한다. 올해는 6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과 경기, 강원도 일대를 집중적으로 탐험한다,
창의력 프로그램인 ‘4D프레임’(조형을 이용해서 사고의 틀을 확장해 주는 것)은 지난달 스웨덴과 핀란드에까지 초청받아 그곳 교육계 인사들도 관심을 보였다.
이 외에도 서로가 서로를 돕는 공동체 활동도 많다. ‘밀알형제’, 학부모들이 운영의 주체가 되어 펼치는 체육대회인 ‘가족한마당’, 자신의 생일을 맞아 이웃의 친구들을 돕는 ‘생일기부’는 한국 컴패션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다.
1년은 모두 넷째 배움 마당(4학기)으로 나뉜다. 지금은 둘째 마당이 진행되고 있다. 올 가을엔 마침내 꿈이 이뤄진다. 남양주시 이패동에 새 보금자리를 짓고 있다.
정기원 교장은 “예수님께서 2000년 전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보잘것없는 마구간에 초라하게 오셨던 것처럼 밀알두레학교도 건물도 없이 시작했다”면서 “우리의 교육을 통해 하나의 작은 밀알들이 자라나서 장차 이 나라와 세상을 위해 소금과 빛의 사명을 감당하는 인재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