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앨범 들고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이현욱 집사 “나는 찬양가수다”
입력 2011-05-18 17:42
지난 16일 서울 경운동 드림의교회 북카페에서 이현욱(36) 집사를 만났다. 자연스레 기타를 치고 있는 이 집사는 ‘맛있는 청혼’(2001) ‘네 멋대로 해라’(2002) ‘타짜’(2008) 등 인기 드라마에서 주제곡을 불렀고, 손호영 장나라 등 유명 가수들의 앨범 타이틀을 작곡했다. 이처럼 대중음악계에서 잘 나가는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다음 달 찬양 앨범 ‘드리머스 워십 1집’을 발표한다.
앨범은 이 집사가 작사·작곡한 곡들로 이뤄졌고 그가 맡고 있는 찬양팀이 함께했다. 하나님을 만나 열정적으로 그분을 찬양했지만, 한때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났던 지나온 시간들을 담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교회를 나간 그는 찬양팀 리더로,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했다. 하나님께서 음악적 달란트를 주셨다며 찬양 사역자가 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20세 되던 해 문제가 발생했다. 찬양소리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새로운 악기를 도입했다가 교회 장로들과 마찰을 빚은 것.
“16년 전만 해도 교회에서 드럼이나 전자기타 소리가 나면 어른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습니다. 또 머리를 기르고 옷도 튀게 입고 다녔는데 장로님들이 굉장히 싫어하셨어요. 결국 모든 직분을 내려놓고 교회를 나오게 됐습니다. 교회는 꽉 막히고 고리타분한 곳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교회를 등진 그는 대중음악에 빠져들었다. 1970년대 ‘선우영아’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했던 어머니를 따라 녹음실에 갔다가 앨범 제작자에게 발탁돼 95년 프로젝트 그룹 ‘페이지’의 멤버로 데뷔했다. 이후 ‘마로니에 96, 97’에서도 활동했다. 또 부르는 드라마 주제곡마다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점차 대중음악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어느새 ‘하나님이 음악적인 재능을 주셨다’는 생각을 잊고 지냈습니다. 모든 게 내가 잘나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교만덩어리로 살았지요.”
하지만 시련이 찾아온 건 순간이었다. 2003년 ‘그루(GRU)’라는 이름으로 꿈에 그리던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그러나 기획사와 분쟁이 생겨 한 차례도 무대에 서지 못했다. 기획사에서 계약관계를 풀어주지 않아 다른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를 부러워하고 칭찬하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교회는 고리타분한 곳’이라며 철저히 외면했던 제 자신처럼…. 그때 예수님께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비로소 그분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교회를 떠난 지 10년 만인 2005년 다시 예수님을 만났다. 주일예배는 물론, 주중에 있는 중보기도회, 성경공부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했다. 이 집사는 믿음을 다시 찾고서야 왜 음악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모든 음악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어느 자리에서 어떤 노래를 부르든 자신의 음악은 하나님을 향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곡을 쓰다 막히면 바로 엎드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리 인간들의 감정을 잘 표현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드렸다. 2006년 손호영의 1집 타이틀 ‘사랑은 이별을 데리고 오다’를 비롯해 박효신 장나라 등의 앨범에 기도의 결실들을 내놓았다.
또 교회 찬양팀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9년부터 리더를 맡고 있는 드림의교회 찬양팀 ‘드리머스’는 최근 싱글 앨범 ‘오직 주님만’을 발표했다. 이 집사는 “예배음악과 대중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