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남권 입지 덕에 인기몰이… 민간 주택시장엔 악재”

입력 2011-05-17 22:25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준강남권’에 들어서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민간주택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17일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4곳 모두 서울 도심에서 20㎞ 이내에 위치해 있어 기존에 서울에 공급됐던 보금자리주택 물량과 마찬가지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가는 다소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입지 및 교통 여건 등에서는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계 등 민간주택시장은 정반대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지구 발표로 수요자들의 주택구매 심리가 더 위축되면서 주택매매시장 침체는 물론 전세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시장 불안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분양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간분양주택은 입지나 분양가 측면에서 공공물량인 보금자리주택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1번지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이번 보금자리주택 선정으로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이 앞당겨지거나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주택시장의 공급물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등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정부가 한쪽으로는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