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방안 확정] 산은, 검토 거쳐 입찰 참여… 우리, 독자 민영화 불가능

입력 2011-05-17 18:37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두고 산은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소 입찰 규모 확대로 인해 사실상 독자 민영화가 물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회사 일괄 매각, 단독 입찰시 추후 논의 등의 방침으로 인해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산은지주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달 29일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 마감 전까지 내부 검토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산은지주는 그동안 수차례 우리금융 인수 의사를 밝혀온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 당국이 우리금융 자회사를 일괄 매각키로 하면서 대형 인수·합병(M&A) 여력이 없는 타 금융지주사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산은지주는 우리금융 인수 후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은 최소 입찰 규모가 지난해 4%에서 이번에 30% 이상으로 확대된 것은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를 막기 위한 독소조항이라고 여기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참여 기업이 모두 동일인으로 간주되는 만큼 최대 10%를 초과하는 지분을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우선 입찰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일단 입찰에 부정적이지만 변수가 많아 인수전에 전격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의 경우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 협상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김승유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 실패 시 해외 은행 등의 인수 방침을 밝힌 데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도 상당 부분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역시 우리투자증권 등 자회사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LG카드 인수 등으로 인한 차입금이 상당 부분 남아 있어 인수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관치금융 철폐 및 메가뱅크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메가뱅크안을 강행하면 사생결단의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