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방안 확정] 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 합병되면 국내선 독보적… 글로벌IB엔 미흡

입력 2011-05-17 18:37

메가 뱅크에 이어 ‘공룡 투자은행(IB)’도 탄생할까?

17일 정부의 우리금융지주 일괄매각 발표에 우리금융의 우리투자증권과 산은금융지주의 대우증권 간 합병이 단숨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두 대형 증권사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권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글로벌 IB 필요성을 수차례 언급해 왔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아예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을 거론하며 두 증권사 합병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어느 때보다 두 증권사의 합병 가능성이 커진 상황. 대우증권은 2010년 말 기준 자본금이 2조9000억원으로 업계 1위고, 우리투자증권은 2조6000억원으로 4위다. 총자산도 대우가 18조1000억원, 우리는 17조원으로 둘을 합치면 자본금 5조5000억원에 자산은 35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자본금 기준으로 업계 2위인 삼성증권(자본금 2조7000억원·자산 12조2000억원), 현대증권(2조7000억원·12조3000억원)과는 현격한 차이로 앞서게 된다.

문제는 두 증권사가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발휘할지 여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두 증권사의 업무영역 등 사업 구조가 상당 부분 겹치는 게 많아 차별화가 안 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대우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우리투자가 자산관리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시너지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합친다고 해서 2가 되기보다 1.5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안정균 애널리스트는 “두 증권사가 합병해도 자본금 5조5000억원 수준으로는 자본금만 10조원이 넘는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IB로 발돋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타 증권사에서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는 만큼 고객을 뺏길 수 있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당장 두 증권사의 노조가 합병에 반발하고 있어 난관도 예상된다. 두 증권사의 규모가 비슷하다 보니 영업점도 대우 118개, 우리투자 117개인데 합병하면 지점 및 직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