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식량지원 곧 재개할 듯

입력 2011-05-17 18:37


대북 식량 지원 재개 여부에 대한 미국의 최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한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7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고, 오는 23일에는 미국의 식량평가단이 방북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대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대북 식량 지원 카드가 대두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미 양국은 표면적으로는 식량 지원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가 이끄는 미국 대북 식량평가단의 방북 결과를 본 뒤 양국 간 긴밀한 논의를 통해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대북 식량 지원 재개에 대해) 한·미 양국은 매우 강한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도 “식량 평가단이 방북하는 것이 곧 지원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식량 평가단을 보내는 행위 자체가 어느 정도 지원 재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 방북 이후 2년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고위 관료가 방문한다는 점에서 식량 지원 재개 결정을 앞둔 최종 점검 성격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가단은 지난 3월 세계식량계획(WFP)이 국제사회에 47만5000여t의 대북 식량지원을 권고한 조사결과가 타당했는지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8년 북한에 50만t의 식량지원을 결정했으나 분배 모니터링을 둘러싼 이견 끝에 17만t만 전달한 채 2009년 8월 중단했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