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방구’ 홍대앞, ‘청년 정치1번지’로 변신 중

입력 2011-05-17 22:50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와 보수 구분 없이 정치 관련 단체들이 젊음의 상징인 서울 서교동 홍익대 근처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수차례 선거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트위터 등을 통해 큰 영향을 끼쳤던 20대 젊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진보단체인 ‘백한송이 국민의 명령’은 지난해 11월 홍익대 근처에 자리 잡았다. 홍대 정문에서 500여m 떨어진 곳이다. 이 단체 이동훈 간사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20대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생이 많은 홍대 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은 대학생과 토크쇼 형식으로 정치현안을 토론하는 ‘정치콘서트’를 논의 중이다.

진보단체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도 지난 3월 말 서울 합정동에서 서교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홍대 앞 KT&G 상상마당 근처다. 홍대 거리를 대표하는 상상마당에서는 수시로 문화공연과 전시회가 열려 젊은층이 많이 찾는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친노 진영 좌장 격인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진보성향 싱크탱크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역시 다음달 초 서울 신수동 사무실을 서교동 노무현재단이 들어선 빌딩으로 이전한다. 윤건영 실장은 “홍대 쪽으로 사무실을 옮기면 대학생과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지난 11일 개최한 노 전 대통령 추모 심포지엄에서 트위터로 질문을 받아 젊은층의 참여를 높였다.

보수 진영도 홍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6·2지방선거와 지난달 4·27 재·보궐선거에서의 패배가 청년층의 표심을 놓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이 홍대로 모이는 것이 눈에 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 ‘근혜울타리’는 지난달 15일 서울 지하철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3분 거리인 동교동의 한 빌딩에서 개소식을 가졌다. 이경주 대표는 “처음엔 마포구청 쪽을 생각했으나 청년층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무실 위치를 홍대 근처로 결정했다”면서 “대학 축제에도 참여해 대학생과 교류하고 싶지만 현재는 비용 부담이 없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정책을 구상하게 될 싱크탱크 성격의 국가미래연구원은 지난해 말 서울 마포동에서 출범했다.

한 단체의 관계자는 “홍대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도 가까워 정치단체에게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