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이상득, 엇갈리는 행보… 거취 관련 입장 표명도 상반
입력 2011-05-17 18:28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계를 양분해 온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의 최근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이상득계가 소장파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그룹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소장파에 의해 4·27 재보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쇄신 대상으로 거론된 이 장관은 반격을 하지 않고 최대한 몸을 낮춘 상태다.
최근 그의 당 복귀 여부가 여권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작 본인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대신 17일 측근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 측근은 “이 장관이 이날 국무회의가 끝나고 주례보고에 배석했지만 평상시 보고 때와 똑같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지난주 사퇴 없다고 얘기했는데, 왜 이런 기사가 나오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내각에 남아 할 일이 남았다는 얘기인 동시에, 소장파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친이재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장관이 당으로 돌아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복귀론이 적지 않다.
반면 이상득 의원의 행보는 거침없다. 최근 대통령 특사로 남미 볼리비아와 페루를 방문하고 돌아온 이 의원은 향후 거취 관련 의사 표시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자신의 내년 19대 총선 출마를 반대한다고 하자, “몇 번 나왔던 얘기 아니냐. 그저 담담하게 듣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반대에 개의치 않고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자신을 향한 공격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 관여해 소장파를 지원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남 탓을 할 게 아니라 제 탓을 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은 대권이나 당권 도전과 같은 정치적인 목적이 없다”며 “계파를 거느리거나 정파적 이익에 간섭할 이유가 없어 당당한 것”이라고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