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고개숙인 두산… “우리 2강팀 맞아”
입력 2011-05-17 18:20
두산에게 5월은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 5월 들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두산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5월 들어 가진 12경기에서 3승9패에 머물렀다. 승률이 0.250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최악이다. 두산은 4월 한 달만 해도 13승1무7패를 기록하며 1위 SK에 1.5게임차 뒤진 2위로 ‘2강’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5월 들어 매번 패하며 한 때 5위까지 추락했다.
비록 16일 현재 간신히 승률 5할을 유지해 3위에 올라 있지만 공동 4위인 삼성·KIA와 승차 없는 6위에 올라 있는 롯데에 불과 0.5경기 차로 앞서있다. 한 게임 성적에 따라 3위에서 5위까지 떨어질 수 있는 처지로 내몰린 상태다.
두산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롯데와 함께 막강한 타력을 자랑했던 방망이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정교하고 끈끈한 승부를 펼치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던 두산 타자들은 어이없는 볼에 방망이를 휘두르며 숱한 찬스를 날리고 있다. 두산은 8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39개의 병살타를 때리고 있다. 지난 15일 SK전에서도 3회, 7회, 8회 등 3차례나 병살타를 때려 자멸하고 말았다. 그 결과 현재 팀 타율이 0.261를 기록하며 5위로 처졌다.
지난해 두산 팀 타율은 롯데에 이어 2위(0.281)였다. 20홈런 이상 타자도 5명이나 배출된 것과는 완전히 대조된다. 김경문 감독은 “타자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나무라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마무리를 맡던 임태훈이 이달 초 아나운서와의 불미스런 루머와 부진이 겹치며 2군으로 내려간 것도 팀 성적의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두산은 타격 슬럼프와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뒷 문까지 활짝 열린 셈이다. 두산은 최근 선수단 전체가 각오를 다지기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하지만 페이스는 여전히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과연 김 감독이 어떻게 이 난국을 돌파할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