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했던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주님은 北주민도 사랑… 기근서 구해야”

입력 2011-05-17 20:33


“우리는 하나님께서 북한(주민들)을 사랑하시고 돌보신다는 것을 안다. 북한은 전능하신 하나님께 소중한 곳이다. 북한 주민들은 지금 풍성한 추수를 기대하며 씨를 뿌리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여기 왔다.”

지난 10∼13일 북한을 방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59·사진) 목사의 말이다. 그레이엄 목사는 동행 취재한 폭스뉴스와 북한의 한 농가 밭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국제 기독교 구호기관 ‘사마리탄스 퍼스(Samaritan’s Purse)’ 대표 자격으로 간 그는 이번 방북에서 북한 내 17개 지역의 가정, 고아원, 학교를 둘러봤다. 그는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이 전국적으로 장기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여름과 겨울 계속된 홍수와 한파로 심각한 흉년을 겪은 데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식량을 수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백만명의 주민이 구호 식량에 의지해 연명하고 있고, 북한 당국이 보유한 식량도 6월 중순이면 바닥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에선 지금 북한의 핵과 인권문제가 상존한 상황에서 식량 지원이 올바른 것이냐는 논란이 여전하다. 그레이엄 목사가 “북한이 지금 식량을 긴급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방북 직전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수십만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식량 지원을 철회하고 식량을 무기로 활용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비극”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레이엄 목사는 2000년 이후 북한을 꾸준히 방문해 왔다. 주로 긴급 구호물자를 제공하고, 예방 접종과 병원시설 보수 등의 활동을 벌였다. 2007년 8월엔 민간 항공기에 의약품, 공구와 담요 등 75t의 물품을 실어 북한에 전달한 적도 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 민간 항공기가 북한에 들어간 경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