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콥틱 기독교인들 또 공격당해

입력 2011-05-17 16:26

[미션라이프] 이집트의 과도기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집트의 콥트 기독교인들이 지난 14일 시위를 벌이다 무슬림 시위대와 충돌해 돌에 맞는 등 부상을 입었다. 지난 7일 12명이 숨지고 230여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한 지 일주일만이다.

이번 기독교인들의 시위는 무슬림이 다수인 이집트에서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고 소수 기독교인을 보호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수백 명의 기독교인들이 카이로 시내로 진출했고 이를 반대하는 극단주의 무슬림 시위대와 만나면서 충돌했다.

AP통신은 사망자는 없었으나 차량이 불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경찰은 폭력 행위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그냥 서 있었다”며 “1시간이 지난 후에야 군병력을 보내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집트에서는 최근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이 발흥해 이집트 민주화의 새로운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인들의 우려와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시위는 이러한 기류와 맞물려 이집트 정부에 소수자 보호 등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 오픈도어선교회 칼 몰러 대표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무바라크 대통령 이후 점점 대범해지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정부군조차 이러한 폭력에 미온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올해 초 박해국가 순위를 발표하면서 이집트를 19번째로 꼽기도 했다.

몰러 대표는 “박해받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할 뿐 아니라 박해자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며 “박해자들의 마음이 부드럽게 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