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읽기] 주식 자연스런 조정과정… ‘반등 길목’ 지켜라
입력 2011-05-17 17:26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 변수가 아닌 국내 증시 내부 요인들은 반등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 2200선 부근에서 투자 판단이 애매했던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다시금 메리트(투자 매력)를 언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들어온 상태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이하로 떨어졌다.
물론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상품 관련주의 실적 전망치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상품 관련주의 실적 하향 가능성이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크게 희석시키지는 않을 전망이다. 상품가격 약세가 추세적이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상품 관련주의 실적 전망치 역시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런 맥락에서 외국인의 매매에 대해서도 잘 뜯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는 크게 운수장비와 화학업종에 집중됐다. 여기에 전기·전자업종까지 추가할 경우 이들 3개 업종이 지난주 외국인 매도를 대부분 설명하는 셈이 된다.
관건은 3개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가 시장에 대한 매도인지, 아니면 특정업종에 대한 매도인지에 대한 판단이 핵심이다. 후자 쪽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시장 전체에 대한 매도가 아닌 화학, 운수장비 등 그동안 많이 올랐던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매도로 보는 것이다.
물론 이들 업종이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것은 사실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지난 4월말까지 87조9000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화학과 운수장비 업종의 시가총액은 각각 43조9000억원과 52조5000억원이 늘었다. 두 업종의 시가총액 증가액을 합할 경우 전체 코스피의 시가총액 증가액을 넘어선다. 두 업종에 대한 매도가 마켓 전체에 대한 매도와 혼돈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그러나 이들 업종의 조정은 단기급등에 대한 자연스런 조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종 매도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국제유가의 가격 변동성이 축소될 경우 외국인의 매도 역시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해보자. 최근 외국인 매도가 예상보다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버티는 것을 보면 굉장히 강한 시장으로 볼 수도 있다.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저점 형성 및 반등 시도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 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