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40년 한국인으로 산 中여인의 삶과 믿음… ‘어머니의 노래’

입력 2011-05-17 17:52


어머니의 노래/이유진 지음/홍성사

고난의 세월을 오직 믿음으로 딛고 일어선 한 여인의 삶을 통해 ‘어머니의 기도’를 발견할 수 있다. 책은 격동과 파란의 한·중·일 역사 속에서 한 여인이 딸, 아내, 어머니, 이방인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수록했다.

주인공인 고 이상운(李祥云·리샹윈 1917∼2005) 전도사는 중국 산둥의학원을 졸업한 후 산부인과 의사가 된다. 내과 의사인 남편을 만나 함께 베이징에 병원을 개업해 꿈을 이루던 중 제2차 세계대전을 종결짓는 일본의 패망 소식을 듣는다. 온 국민이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던 날, 그녀는 기쁨을 맘껏 누릴 수 없었다. 일본인 남편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고백하고 고향 길에 동행을 제안했다. 길어야 서너 달이라고 생각한 남편의 귀향길은 그녀가 40년을 조국 중국을 그리며 살아가는 시발점이 된다. 그녀는 의사였지만 한국에서는 중국 의사 면허증을 인정해 주지 않아 그토록 갈망했던 의사직을 내려놓고 한 남자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그녀에게 한국의 현실이 원하는 건 오직 인내와 헌신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평생 한국의 화교 및 중국인 선교를 위해 헌신했다.

책은 어머니 이상운 전도사가 8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후 장남 옥인영(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장로가 작가 이유진씨를 통해 완성했다. 책은 작은 실수에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시대에 그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이겨낸 인고의 세월을 돌아보며 용서와 화해를 다짐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