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美 기독인 30% “헌금 줄였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매년 늘어

입력 2011-05-16 19:00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인 10명 중 3명은 교회나 종교기관에 내는 헌금(십일조 제외) 혹은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기관 바나리서치가 미국 성인 61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조사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지난 3개월 동안 헌금이나 기부금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조사 때는 29%가 헌금이나 기부금을 줄였다고 답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에는 헌금을 줄인 응답자는 20%에 머물렀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헌금이나 기부금을 아예 한 푼도 내지 않은 사람이 24%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별도로 바나리서치는 성인 1608명을 대상으로 십일조와 관련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미국인의 4%만이 십일조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십일조를 내는 비율이 7%였다.

설문 결과에 대해 바나리서치 데이비드 키나맨 회장은 “경기 침체는 다른 어떤 씀씀이보다 헌금이나 기부금을 줄이고 있다”며 “경기가 호전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헌금이나 기부를 경기 침체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걸 꺼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동구호기관 ‘엠티 툼(Empty Tomb)’에 따르면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미국인은 자신들의 수입의 평균 2.43%를 교회나 종교기관에 헌금 또는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복음주의자라고 밝힌 비율은 이보다 약간 높은 4%의 수입을 교회나 종교기관에 내고 있다고 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