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기하성 양 교단, ‘하나의 기하성’ 합의… 통합은 다음 임시총회로

입력 2011-05-16 20:47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교단 통합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과 기하성(총회장 박성배 목사)은 16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각각 제60차 정기총회를 열고 교단 통합 원칙에 합의했다. 다만 실제 통합은 기하성의 교단 부채와 소송 문제 등을 재심의한 뒤 임시총회에서 재추진키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양 교단은 이날 오후 2시 대성전과 바울성전에서 각각 정기총회를 개최한 뒤 오후 4시 대성전에서 통합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측 총대들이 “저쪽 교단의 내부 사정을 철저히 실사한 뒤 통합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보류 의사를 밝혀 교단 통합을 연기하게 됐다. 기하성도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측이 이런 반응을 보이자 “4명의 교단통합 추진위원을 유임시키고 계속 통합을 추진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대들은 양 교단 8인 위원회가 내놓은 ‘통합을 위한 합의 내용’을 청취하고 1시간 넘게 토론을 벌이다 결국 기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합을 위한 합의 내용은 ‘박성배 목사가 퇴진하며 총회회관 매각에 있어 재단과 통합 총회에 위임한다. 현 부채와 소송 문제는 박 목사가 책임지고 재단법인과 통합총회의 감독 하에 처리한다’는 등의 9개 안을 담고 있었다.

여의도순복음 총대들은 대신 ‘교단 통합은 원칙적으로 찬성하며, 부채와 소송 문제 등에 구체적인 실사를 거쳐 임시총회에서 통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안건을 상정, 찬성 859표와 반대 6표로 통과시켰다.

이영훈 총회장은 “교단이 앞으로 정치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배제하고 오직 하나님이 주인 되시고 세상의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이들을 십자가 사랑으로 품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총회의 논의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은 중지를 모아 발전하는 총회, 성령운동을 이끄는 총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배 총회장은 “앞으로 교단 통합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며 통합은 꼭 이뤄질 것”이라면서 “대타협 차원에서 과감하게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겠다. 다만 교단 실사는 우리 총회 스스로 구성해 처리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1953년 출범한 기하성은 미국 하나님의성회의 지원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부흥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지만 구성원 간 의견 차이로 80년대부터 몇 차례 교단 통합 시도와 분열을 반복했다. 양 교단은 최근 ‘조용기 목사’와 ‘기하성 재단법인’이라는 순복음 교단의 정통성 아래 교단 통합을 논의해 왔다. 양 교단이 통합을 성사시키면 교회 수 4400여개, 성도 수 180만명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에 이어 제3의 대형 교단이 될 전망이다.

이날 기하성은 교단 통합 시까지 총회 임원을 대부분 유임시키기로 했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는 다음과 같이 임원을 선출했다.

△부총회장=이태근 강영선 고충진 목사, 허동진 장로 △총무=최길학 목사 △서기=정인환 목사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