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삼성·LG전자… 미국서 냉장고 반덤핑 조사
입력 2011-05-16 18:5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의 냉장고 반덤핑 조사에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6일 미국 정부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냉장고 반덤핑 조사 착수에 대해 “최종 판정이 내려질 때까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월풀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단냉동고형 냉장고’를 덤핑 판매했다며 지난 3월 미 상무부에 제소했고, 상무부 산하 무역위원회(ITC)는 ‘조사 필요성이 있다’며 예비판정을 내렸다.
월풀사가 제소한 배경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시장 진출로 월풀이 시장지배적 위치를 상실한 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탓이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한때 40%까지 육박했던 월풀사의 냉장고시장 점유율은 19.3%(2010년)로 뚝 떨어졌다. 반면 최근 2년 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6.0%(2008년)에서 28.0%(2010년)로 급성장했다.
월풀사는 한국 기업이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이나 보조금을 받고 싸게 파는 만큼 이에 해당하는 상계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설사 정부 보조금이 없더라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월풀사에 피해를 입혔다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에 냉장고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보조금 지급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하단냉동고형 냉장고는 멕시코에서 만든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상계관세의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미국 시장에서 월풀사의 제품보다 오히려 5∼10% 비싸게 팔리고 있어서 반덤핑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풀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올해 제1차 한·미 통상협의를 통해 미국의 반덤핑 조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전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