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본격 군사대화 시동… 中 총참모장 美방문 ‘존중·대등관계’ 요구할듯
입력 2011-05-16 18:51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고위급 지도자인 천빙더(陳炳德) 총참모장이 15일 미국을 방문함으로써 미·중 간 본격적인 군사대화가 시작됐다. 오는 22일까지의 방미기간 중 천 총참모장은 카운트파트인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과 회담하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중국 총참모장으로서는 7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데다 미국 측이 극진한 대접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단 양국 간 군사교류와 협력에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양측은 전면적인 군사교류와 함께 서태평양 등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및 해상 조난 협력 등 기본적인 군사협력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국 간 군사력 증강과 무기판매 등에 따른 불신이 상존하고 있어 논쟁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먼저 이번 방미를 계기로 군사 분야에서의 존중과 대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국방부 첸리화(錢利華) 외사판공실 주임은 16일 관영 신화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중국과 미국 간 군사 분야 발전과 관련해 중국은 최저선이 있으며, 그것은 바로 존중과 상호신뢰, 대등, 호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기초가 없다면 양국의 군 관계는 전면적인 발전에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초 미국이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키로 결정한 것과 천안함 폭침 사건 및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당시 중국에 대한 압력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천 총참모장은 이런 상황을 감안,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금지와 중국 핵심이익에 대한 존중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 시험비행과 항공모함 개발 등 최근 군사력 강화에 우려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핵과 우주개발 등에 있어 투명성 제고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중국해 등 주변 지역과 갈등을 유발하는 중국의 강경대응에도 유감을 전할 것으로 관측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