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IMF 총재 체포 파문 확산… “성추행 추문은 함정에 걸린 것” 정치 음모론 솔솔
입력 2011-05-16 21:42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범죄 혐의가 정적이 꾸민 음모에 걸려든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그의 아내 앤 싱클레어도 “남편의 무죄가 밝혀질 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두둔했다.
◇정치적 희생양 논란=앙리 드랭쿠르 프랑스 국제협력담당장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함정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랭쿠르 장관은 “그가 측근의 포르쉐에 타는 모습과 고급 맞춤 양복을 입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이 공개됐을 때 정적들은 스트로스칸 총재를 ‘부유한 사회주의자(champagne socialist)’로 몰아세우며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고 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지인과 정치적 동지들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른 그를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더러운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프랑스 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뉴욕의) 소피텔 호텔에서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좌파 성향의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포르쉐 탑승 사진이 찍히던 날 스트로스칸 총재가 리베라시옹 기자를 만나 “내무장관 클로드 게앙이 좋지 않은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16일 보도하며 논란을 키우려는 모습이다.
◇“저 사람이 범인”=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이스트할렘 경찰서 특수수사대에 출두한 피해 여성은 5명의 용의자 중 스트로스칸 총재를 지목하며 “저 사람이 범인”이라고 가리켰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법의학 수사 절차에 참여하기로 합의해 일정은 하루 연기됐다. 법원은 현장에서 그의 유전자(DNA)를 찾을 수 있도록 수색영장을 발부했고, 수사관들이 증거가 될 DNA를 확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변호인 벤자민 브래프먼은 “의뢰인은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래프먼은 여러 범죄조직과 마이클 잭슨 등의 변호를 맡아 승소한 유명 변호사다. 그는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인 윌리엄 테일러와 함께 변호에 나선다.
IMF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개인적인 여행 중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면책특권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새로운 성폭행 미수사건=한편 프랑스 북서부 오트노르망디주 외르 지방의회 부의장인 사회당 안네 망수레 의원은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딸이 2002년 스트로스칸 총재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망수레 부의장의 딸은 책 집필 중 인터뷰를 위해 그와 만났다가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