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왕따면 중학가면 자살충동”

입력 2011-05-16 18:36

초등학교 때 따돌림을 받은 학생은 성장해도 정신적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복지학 분야 학술지인 ‘한국아동복지학’ 최근호에 실린 고려대 교육학과 강사 권재기씨의 연구에 따르면 2004년 초등학교 4학년이던 학생 2721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일시적으로 따돌림을 받은 학생은 중학생이 돼서도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

권씨는 따돌림 경험이 없는 집단(A), 초등학교 때 일시적으로 따돌림을 당하다 중학교 입학 후 피해에서 벗어난 집단(B), 지속적으로 따돌림당한 집단(C)으로 학생을 분류했다.

세 집단의 아이들이 5년간 우울, 분노, 공격성, 자살충동 등을 얼마나 겪었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불안’의 경우 B집단은 초교 4학년 때 증상 정도를 나타내는 계수가 5.5였고 중학교 2학년이 돼서도 5.4 수준을 유지했다. A집단의 중2 때 ‘불안’ 계수는 5.1 정도로 나타났다. B집단은 ‘자살충동’에서도 중2 때 6.5로 A집단(5.3)보다 훨씬 높았다. 우울, 스트레스, 분노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권씨는 “분노나 스트레스 등이 치유되지 않고 쌓이면 성장 과정에서 이상행동으로 폭발할 개연성이 크다”며 “당장 왕따 피해가 있는지만 중시하는 학교 현장의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