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법률시장 개방] 2005년 전면 개방한 일본 ‘절반의 성공’

입력 2011-05-16 18:39

법률시장 개방이 임박하면서 먼저 시장을 개방한 일본의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 기준으로 1∼5위권을 토종 로펌이 지키고 있다. 외국 로펌은 7∼8위권을 차지하는 정도다. 10대 로펌 중 2곳을 제외하고는 영·미 로펌에 흡수 합병된 독일에 비춰볼 때 일본은 비교적 개방이 잘 이뤄진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1987년 외국의 변호사에게 외국법에 국한된 자문 업무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뒤 94년에는 제한적 동업을, 2005년 4월엔 전면 개방을 허용했다. 18년간 관련법을 10차례 개정하면서 단계적으로 시장을 개방한 덕분에 국내 로펌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일본에 등록된 외국 변호사 수는 87년 개방 이후 100명 이하를 밑돌다가 98년 이후 급증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344명에 달했다. 자격증을 취득한 국가를 의미하는 원자격국을 기준으로 할 때 미국 변호사(211명)와 영국 변호사(63명)가 다수다.

하지만 일본 대기업의 해외투자 계약 등 외국 관련 자문이나 소송은 대부분 영·미계 로펌이 장악해 일본 역시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16일 “최근 애플과 삼성 간 소송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데 애플은 미국 한국 독일에선 현지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일본에선 미국 로펌에 사건을 의뢰했다”면서 “일본의 개방 사례는 본받을 게 못 된다”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