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입지 발표] 대전, 전 분야 고른 고득점… 2위 대구 10점차 따돌려

입력 2011-05-16 18:31


정부는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대전 대덕 연구개발특구(대덕단지)에 위치한 신동·둔곡 지구를 확정했다. 이곳에는 대형 연구실험 시설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이 함께 들어서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의 허브가 구축될 전망이다. 또 산업·금융·교육·연구 등 측면에서 거점지구를 뒷받침하고 연구 성과가 비즈니스로 연계되는 기능 지구로는 대덕단지와 인접한 충북 청원군(오송·오창), 충남 천안시·연기군(세종시) 등 3곳이 선정됐다.

과학벨트위원회 위원장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날 오전 9시부터 과학벨트위 3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과학벨트조성사업 추진 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과학벨트 최종 입지(거점지구)로 낙점된 대전 대덕단지는 ‘연구·산업 기반 구축·집적도’ 등 대부분의 평가 요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후보지 5곳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교과부 과학벨트기획단과 과학벨트위에 따르면 대덕단지 내 신동·둔곡 지구는 평가 총점 75.01점을 얻어 2위 대구 테크노폴리스지구(64.99점)보다 10점 이상 앞섰다.

나머지 광주 첨단3지구(64.58점), 포항 융합기술지구(62.75점), 부산 동남권 원자력산단지구·장안택지지구(62.40점)보다는 월등히 높은 점수다. 최종 평가 순위는 연구기반, 산업기반, 정주환경, 부지확보 용이성 등 4개 항목에 대한 객관적 정량평가와 미래발전 가능성에 대한 입지평가위원들의 주관적 정성평가를 50대 50 비율로 합산해 도출했다. 대덕단지는 주요 정부출연연구소와 기업 연구소들이 밀집해 있어 평가지표 가운데 특히 ‘연구기반 구축·집적도’에서 월등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덕단지 내 원자력연구원 핵융합연구소 표준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은 과학벨트의 핵심 요소인 대형 실험시설 중이온가속기의 활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덕단지 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 고급 인력 양성 기관들이 충분해 연구인력 확보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이곳에 들어설 기초과학연구원과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다.

교육·의료·문화 환경 등 정주여건 측면에서도 대전은 과학벨트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입지평가위원들이 실제로 각 후보지에 거주하면서 학교나 병원 등을 이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정성평가에서 대전은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충북 청원군과 충남 천안시, 연기군 등 3개 시·군이 기능지구로 선정된 데는 거점지구인 대덕단지와 지리적 근접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김상주 과학벨트입지평가위원장은 “기능지구는 거점지구와 40㎞ 이내에 위치해 있고, 연구·산업 기반이 우수한 시·군 중에 3개 이내를 선정한다는 기준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정치적 판단이 입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정해 왔다. 선정 과정에 사전 각본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