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한사람을 스타 만드는 틀보다 모두가 밑거름 돼야”
입력 2011-05-16 18:28
②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쇄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쇄신파도 쇄신당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권영세(서울 영등포을) 의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권 의원은 현재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주류로 떠오른 소장·쇄신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본인 역시 쇄신파 모임 ‘새로운 한나라’ 소속이지만, 논의의 우선순위와 방향이 잘못됐다는 평가를 여과 없이 토로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쇄신파의 현재 모습을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서로 내가 선장이 되겠다고 싸우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왜 배가 가라앉고 있는지, 즉 4·27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의는 극히 제한되고 오로지 당권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것이다.
‘원조 소장파’로 10년간 당 쇄신 운동에 앞장서 왔던 권 의원은 그동안 쇄신파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우리가 직접 (당 대표 등) 뭘 해보겠다고 끊임없이 추구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안 할 수 있다는 생각, 경우에 따라 우리가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독자 후보를 내는 부분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쇄신모임은 누구 하나를 스타로 탄생시키는 틀보다는 재보선 이후 방향을 못 잡을 때 당이 뭘 잘못했고, 정부가 뭘 잘못했는지 담론을 펴는 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보수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중도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포용할 것인지 아니면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알릴지 쇄신파들이 고민해야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당권 투쟁에만 몰두한다면) 또 하나의 계파로만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세대교체론’ ‘젊은대표론’과 관련, “단지 구주류가 실패했기 때문에 젊은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장파 내부에서 제기된 인적쇄신론과 관련,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 마치 쇄신의 동력을 이용해 공천까지 생각하고 ‘누구는 배제해야 한다’고 밝히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당을 이끌어온 구주류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이상 그분들이 한걸음 뒤로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누구를 배제하는 식의 쇄신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항상 임기 말이면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하는데 대통령이 떠난다고 당과 대통령 관계가 절연되지 않는다”며 “현 정부가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견인해야 한다”고 했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