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7번 홀 톰스 1m퍼팅 실패… 탱크 편안히 챔프 확정
입력 2011-05-16 18:13
3년4개월 만에 ‘탱크’ 최경주에게 우승컵을 안긴 홀은 까다롭기로 악명높은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의 17번 홀이었다.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인 파3짜리 아일랜드 홀인 17번 홀은 평소에는 그린까지 거리가 137야드지만 16일(한국시간) 최종 4라운드에서는 130야드로 조정됐다. 16번 홀(파5)에서 데이비드 톰스가 보기를 하는 바람에 공동 선두에 나선 최경주는 17번 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이전 1∼3라운드에 세 차례 파를 적어냈던 최경주는 9번 아이언으로 자신있게 티샷을 날렸고 볼은 홀 3m 옆에 떨어졌다. 내리막이 심한 슬라이스 라인이었지만 최경주의 버디 퍼트는 천천히 굴러 홀 앞에 바로 멈추는 듯하더니 왼쪽 홀 안으로 떨어졌다. 단독 선두로 나선 천금같은 버디였다.
최경주는 톰스가 18번 홀(파4)에서 5m가 넘는 버디 퍼트로 응수해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대회에서는 18번 홀에서 첫 번째 연장전을 벌이지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연장전은 17번 홀부터 시작된다.
다시 17번 홀 티박스에 선 최경주의 9번 아이언 티샷은 다소 길어 홀에서 12m나 떨어진 곳까지 굴러갔고 톰스의 티샷은 홀 5.5m에 멈췄다.
최경주의 버디 퍼트는 심한 내리막 라인을 타고 홀을 살짝 지나 90㎝ 근처에서 섰다. 이어 톰스의 버디 퍼트도 홀을 왼쪽으로 지나 1m 부근에 멈추었다. 두 번째 연장전이 예상됐지만 톰스의 파 퍼트는 홀컵 왼쪽을 맞고 돌아 나왔고 결국 보기를 범했다. 최경주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파 퍼트를 했고 볼은 홀 속으로 떨어졌다. 3년 4개월 만에 최경주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