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PRT 기지 또 로켓포 피격… 정부 “탈레반 소행 추정”
입력 2011-05-16 18:04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차리카르시에 있는 한국지방재건팀(PRT) 기지가 15일 또다시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3번째, 올 들어서만 벌써 8번째다. 정부는 현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영외활동을 자제하는 한편 오는 19일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게릴라성 기습 공격을 막을 마땅한 방안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빈 라덴 사살 이후 5일에 1번꼴 공격받아=16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10시40분(현지시간)쯤 로켓포탄 1발이 차리카르 기지 동쪽 외곽 70여m 지점에서 공중 폭발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포탄 종류는 휴대용인 RPG-7으로 파악됐다”며 “아프간 경찰과 협력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14일 기지 외곽에 로켓포탄 1발이 떨어졌고, 지난 5일에도 로켓포 공격이 발생했다. 공격이 잇따르면서 PRT 기지 활동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지난 3월 예정된 PRT 개소식이 무기 연기됐고 이달 말쯤 잡혔던 김성환 외교부 장관의 현지 방문 일정도 잠정 연기됐다.
◇탈레반 소행 추정, 대책마련 부심=정부는 최근 공격이 빈 라덴 사살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까지 공격은 지난해 말 계약 연장에 실패하자 앙심을 품은 현지 경호업체 소행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하지만 이 업체가 근래 밀린 잔금을 다 받는 등 민원이 해소돼 추가로 우리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현지 경찰의 분석이다. 현지 소식통은 “(빈 라덴과 연관됐다는) 증거나 첩보를 입수한 것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그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아프간 현지에서는 정부 시설과 외국군 주둔 기지를 향한 강경 탈레반 세력의 공격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춘계 대공세 기간인 데다 빈 라덴 사망 소식이 무장단체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PRT를 겨냥한 공격이 야간에 기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격 주체를 밝혀내기조차 어렵다는 점 등 추가 공격을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지 경찰도 인명피해 없는 이 같은 공격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실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PRT 건물이 철판으로 만들어져 이 정도 공격에는 인명피해가 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현지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니 PRT 활동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