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중국 공연 ‘검열에 굴복’ 논란… 3개월전 곡목 리스트 제출 드러나
입력 2011-05-16 19:16
‘포크음악의 황제’ 밥 딜런(69)이 중국 당국의 검열에 굴복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딜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웹사이트에 ‘소위 중국논쟁’ 제목의 글에서 “중국 당국이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 제목들을 묻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조치는 없었다”며 검열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딜런은 지난달 6일과 8일 베이징과 상하이 공연 당시 그의 대표곡이자 정치적으로 가장 저항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인 ‘바람에 날려(Blowin' in the Wind)’를 부르지 않았다. 게다가 공연 석 달 전에 상연할 곡목 리스트를 중국 당국에 제출한 것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반골 음유시인은 어디에 갔나. 중국 공연은 수치를 모르는 행위다”며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60년대 자유의 전사가 독재국가에서 검열 받은 곡을 노래한 뒤 현금 다발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한 달 넘게 침묵을 지키던 딜런은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나 팬들의 실망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원래 ‘바람에 날려’를 부를 생각이 없었다는 딜런의 해명은 놔두더라도 그가 지금까지 곡목 리스트를 사전에 제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