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태용]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전략
입력 2011-05-16 17:51
세계 각국은 저탄소 녹색경제체제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치열한 ‘그린 레이스(Green Race)’를 펼치고 있다. 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앞선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온실가스 감축,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복의 핵심수단으로 인식하고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보급 확대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도 이 분야에만 2010년 한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544억 달러를 쏟아부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미래 60년 새로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대통령이 직접 선언하는 등 이 분야에서의 산업화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2030년까지 국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1%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장기 마스터플랜도 수립하였다. 그 결과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해외 수출액이 지난 한 해 2007년 대비 487% 늘어난 45억 달러를, 기업 매출액이 548% 늘어난 8조원을 넘어서는 등 괄목할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작년 10월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전략’을 수립해 2015년 태양광과 풍력 분야 세계시장을 15% 이상 점유해 수출 362억 달러, 고용 11만명의 세계 5대 신재생에너지 강국을 달성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총 40조원이 투자된다. 앞으로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바이오 등 세계시장을 선도할 핵심원천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학교, 항만, 물류창고, 고속도로, 도서 등에 신재생에너지를 대량 보급하여 내수기반을 확대하는 ‘10대 그린프로젝트’도 중점 추진된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약점인 경제성 부족 문제를 개선하고,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발전사에 일정비율 이상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발전토록 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며, 50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해 해외시장에 진출시키는 ‘글로벌 스타 기업 50’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 산업, 풍력을 제2의 조선 산업으로 도약시키고,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도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세계시장은 지금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일본 원전사태와 지구온난화 이슈로 인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찾는 욕구가 한층 강해질 것이며,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늦게 출발하였으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IT, 선박구조물 등 태양광과 풍력 산업에 필요한 요소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응용능력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해외 마케팅 능력과 시장의 높은 제품 신뢰도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성장산업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저력과 잠재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